개나 줘버려...
'소통'이란 말을 좋아했다.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한 사람이든, 거적으로 맨살만 겨우 가린 사람이든, 머리에 차고 넘치는 지식을 담고 있는 사람이든, 먹고 싸고 자고 쾌락만 쫓는 말초적인 사람이든, 그 어떤 사람이든 서로 어울리고 교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더랬다. 근데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보기엔 그럴듯 하지만 정작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속이 없는, 아니 실속이 없기만 하면 다행일거다. 번지르르한 말장난일뿐 가식이 철철 흘러내리고 토악질나는 헛소리라면 차라리 실속만 차리지 못 한다면 더없이 다행한 일이다. '소통', 물론 좋은 개념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가치다. 거의 모든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그렇게 목말라 하는 최고 선善이잖나. 하지만 나는 최소한 자신의 그 단어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거였다.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데 행색이 남루한 취객이 곁을 지나가는 것이 그닥 유쾌하지는 않다. 내게 아무런 해코지도 않았음에도-침 좀 뱉을 것 같은 고딩들을 경계한다.(요즘 애들 함부로 건들면 큰일난다는, 개념 만빵인 나다.) 그리고 사람 가려서 상대한다. 그런놈이 '소통'은 개뿔.
by dummy | 2011/08/18 01:56 | [ idea ] | 트랙백 | 덧글(0)
이건 쿨한건지 관심없는 건지...
몇 달 전에 받은 지인의 청첩장이 방안에 굴러다닌다. 누구의 것인지 펼쳐봤더니 미스테리한 일이 벌어졌다. 지인의 성과 부친의 성이 서로 다른 것이다. 간혹 이름만 기억하고 성은 잊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그녀석의 성을 잘못 알고 있었나 싶었지만 어쩐지 입에서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한번은 그 녀석의 축의금을 대신 내 주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방명록도 잘못 적었다는 건데...그래서 확인차 오랜만에 싸이에 들어가서 그 녀석의 이름을 확인했더니 내가 알고 있는 성이 맞았다. 정황을 미루어 보면 부모님이 재혼을 하신것이다. 아차싶었다. 조심스럽게 다른 지인들에게 그 녀석에 대해 물었더니 오히려 내게 놀라는 눈치였다. 다 알고 있는 일을 혼자만 모르고 있던 것이다. 알고 지낸지가 몇 년 인데...

지인의 결혼식에 다른 지인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 하니 부조를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제도 아내가 응급실에 가게 되어 결혼식에 참석 못 하는 지인의 부조를 대신 해 주었다. 그런데 그 녀석의 사정을 이곳 저곳에 옮기다 보니 그 녀석의 와이프가 왜 응급실에 가게 되었는지 이유를 안 물어봤더라. 그러고보면 오래전 지인의 부친상을 접했을 때도 아무것도 안 물어 봤다. 조부모도 아니고 20대의 젊은 지인의 부친상이면 적어도 지병이 있었는지 정도는 물어 볼 수 있었을 텐데...
글쎄, 남의 안 좋은 일을 자세하게 캐묻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라고 볼 순 없지만 한편으론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이 나이를 먹고도 이런게 아직도 헷갈리면 어쩌란 건지...

요즘엔 결혼식이 거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듯 하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결혼식이 6개 잡혔다. 다음달에도 예고된 것만 2개. 사무적인 관계의 지인들ㅡ이런 경우는 굳이 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ㅡ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이제 주말엔 한 끼 이상은 꼭 뷔페로 떼우는 수준이다. 원래 10월이 이렇게 결혼식이 많은 달인가 싶기도 하고, 이정도면 청첩장은 시쳇말로 청구서가 되어 버린다. 힘들다.
by dummy | 2010/10/12 01:26 | [ N A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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