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있는 그대...



2002년 겨울, 그 해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눈도 꽤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남들처럼 좋은 추억을 간직했으면 좋았으련만 밤 11시까지 시커먼 먼지만 뒤집어 쓰고 지쳐서 집에 돌아간 기억만 남아 있다. 학점때문에 설계사무실에서 견습생 생활을 했을때 마침 현장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학생활 1년만에 미래에 대한 환상이 근본부터 흔들려 버렸다. 30일동안 휴일없이 풀버닝해야 하는 일이라니...디자인도 3D업종이란걸 너무 빨리 깨닫게 된 거다.

2003년 처음으로 '내 카메라' 란 것이 생겼다. 아직도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717' 이란 녀석이다. 지금처럼 DSLR의 가격이 만만하지 않았던 때라 나름대로 보급형이라도 하이엔드급으로 사야겠다고 지른 녀석이다. 그때는 정말 미쳐서 나홀로 출사를 나갔다. 아니, 가방은 안 들고 다녀도 카메라 가방은 꼭 들고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닥치는 대로 찍고 또 찍고, 부끄러운 것도 없었고 겁나는 것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미지의 난발이고 대책없는 소비욕이지만 그때는 인생의 8할이라고 생각했다. 뭐...717 덕분에 SLR로 넘어와서 노출 잡는데 애를 먹긴 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더라...그래서 그런지 누군가 카메라 좋은 것 소개해달라고 하면 마이크로 포서드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by dummy | 2010/04/09 01:54 | [ N A ]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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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hyuna at 2010/04/16 14:02
사진 참 좋은데요 :)

요새 이렇게 사람들이 걷는 모습을 찍는데에 푸욱 빠져있어요..
Commented by dummy at 2010/04/20 00:49
감사합니다.
4년전에 찍은 사진인데, SLR 없이도 카메라 이것저것 만져가며 놀았었죠.
요즘엔 30D를 덩치 큰 똑딱이로 만들고 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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